브리사 헤네시: 서퍼들의 천국에서

이미 올림픽 출전 자격을 획득한 코스타리카의 서퍼, 브리사 헤네시가 피지 섬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합니다. 세계 최고의 파도들에 둘러 쌓인 곳에서 살고 있는 서퍼의 이야기. 도쿄 2020이 들어봤습니다.

만약 이동제한조치(락다운) 기간을 어디서 보낼지 스스로 정할 수 있다면, 여러분들이 원하는 이상적인 장소는 어디인가요?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프로 서핑 선수라면 아마 태평양 한 가운데에 위치한 천국의 섬이 자가격리를 위한 최고의 장소가 될 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꿈과도 같은 이런 생활은 코스타리카의 브리사 헤네시에게는 이제 일상입니다.

COVID-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나라들이 국경을 폐쇄하자 헤네시는 가족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가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피지의 한 작은 섬에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부모님을 찾아간 것이죠.

그리고 헤네시는 세계 최고의 서핑 스팟 중 한 곳인 나모투에서 모든 파도를 독점하는 자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이 작은 섬에 있었습니다. 5분 정도만 걸으면 섬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어요. 정말 작습니다. 하지만, 여기는 세계 최고의 파도가 있어요. 이런 곳에서 격리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받은 일입니다. 저의 직업이자 열정인 서핑을 여기서는 매일 할 수 있어요.”

노마드 생활

2년 전, 헤네시 가족은 피지에 정착했습니다. 헤네시의 부모님은 미국 출신이고, 하와이에서 서로를 만났습니다. 아버지는 어부, 어머니는 요리사로요. 두 사람은 이후 수많은 곳을 떠돌며 살아왔지만 자리잡는 곳은 언제나 바다 근처였습니다. 둘 다 서퍼니까요.

“우리 가족은 서로를 홈리스 노마드라고 부릅니다. 집이라 부를 곳이 없긴 해요. 주로 떠돌이 생활을 하니까. 지금은 짐을 여기에 풀어놨지만 언제나 떠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있으면 어디서든 집 같은 느낌이 납니다.”

헤네시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하와이에서 만나 코스타리카로 이주했습니다. 헤네시가 태어난 곳이자 파도 타는 법을 배운 곳이었죠. 코스타리카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좋은 기억들 뿐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완전히 세상과 떨어져서 살았습니다. 정글 속에서요. 뒷마당에는 원숭이들이 있었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동물들이 살았습니다. 집은 해변가에 있었고, 거기서 지금의 제가 만들어졌어요. 바다에서 태어났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서핑 학교도 운영하고 있으며 저도 그 서핑의 피를 물려받았습니다.”

프로 서퍼가 되다

9살 때 헤네시의 가족은 하와이로 이주했고, 헤네시의 서핑 대회 출전도 그곳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삼촌이 프로 서퍼였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 분야에 뛰어들었어요. 대회 출전과 함께 제 안에 경쟁심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글에서 생존 모드로 살았던 시절 때문에 생겨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저는 경쟁을 좋아하고, 당연히 저의 즐거움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현재 20살인 헤네시는 대회 출전 초기부터 놀라운 능력을 뽐냈습니다.

퀄리파잉 시리즈 랭킹을 쌓아간 헤네시는 2018년 말, 세계 서핑 리그(WSL) 챔피언십 투어(CT) 참가 자격을 얻게 됩니다.

WSL 챔피언십 투어는 최고의 프로 서퍼들이 참가하는 엘리트 대회이며 헤네시는 코스타리카 국적으로는 최초로 참가 자격을 얻었습니다.

갑자기 헤네시는 전 세계를 돌며 자신의 우상이던 선수들과 경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당연히 힘든 순간들도 있었지만 아주 만족스러웠던 경험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신인으로, 갑자기 새로운 일, 새로운 기회, 상황, 장소 등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엄청나요. 확실히 상황에 압도된 적도 몇 번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러나, 다른사람에게 신경쓰지 않고 내 자신에게 솔직해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지, 최고의 내가 될 수 있을지에 힘을 쏟는 일이요.”

신인이었지만 헤네시는 상당히 좋은 성적을 냈습니다. 시즌 초반, 코로나 발리 프로텍티드에서의 3위는 앞으로 여자 서핑계에서 헤네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일이었습니다.

Brisa Hennessy
Brisa HennessyBrisa Hennessy

도쿄 2020 출전 자격 획득

발리 이후 또 한 번 찾아온 최고의 순간은 도쿄 2020 출전 자격을 획득했을 때였습니다. 올림픽 역사상 처음이 될 서핑 종목의 참가자는 아직 완전히 확정되지 않았지만, 헤네시는 출전을 장담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입니다.

“출전 자격을 따냈다는 말을 들었던 순간은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당시 저는 가족과 함께 있었어요. 정말 감동적이면서도 자랑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된다는 소식에 처음에는 놀랐지만, 헤네시는 이제 대회의 연기가 자신에게 긍정적일 수도 있다고 믿습니다.

“당연히 올해가 아니라는 것은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제 서핑을 갈고 닦을 큰 기회를 준 것이기도 해요. 정신력을 더 단련하고, 완전히 준비된 상태로 참가하기 위해서.”

헤네시는 어서 빨리 도쿄로 가서 전 세계에서 온 선수들과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개막식이 정말 기대됩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보는 일이잖아요. 솔직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아요. 그 순간만큼은 소녀팬의 입장이 될 것 같습니다.”

올림픽 서핑 무대에 데뷔할 서퍼들 중에는 당연히 세계 최고들이 속해 있으며 이들 모두 헤네시의 국제 무대 등장을 따뜻하게 맞아줬다고 합니다.

“서핑은 아주 개인적이고 경쟁적인 종목이지만, 선수들 모두는 저를 아주 환영해줬습니다. 이 중 몇몇은 저를 보살펴주고 있어요. 타일러 라이트, 샐리 피츠기븐스, 카리사 무어, 조안 드페는 특히 큰언니들 같습니다. 모든 여자 서퍼들은 정말 사랑스러워요.”

그렇다면 남자 서퍼들은? 헤네시는 지금까지 CT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서퍼인 브라질의 가브리엘 메디나 같은 전설들과 한 팀에 속해 있습니다.

“립 컬 팀의 많은 이벤트에서 그를 봅니다. 항상 저에게 정말 친절해요. 물에 있을 때는 그에게서 배우려 합니다. 가브리엘은 항상 최고의 파도를 타기 때문에 항상 그 옆에 붙어 있으려고 해요.”

코스타리카인으로서의 자부심

세계 최고의 서퍼들과 경쟁하고부터 헤네시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 중 하나는 코스타리카 대표로 전 세계를 누비는 것입니다.

“코스타리카 대표가 된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망설인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곳에서 태어났고, 자랐으니까요. 제 마음 속에는 코스타리카가 있고, 제 몸속에도 코스타리카의 피가 흐릅니다. 코스타리카와 아주 연결된 느낌이고, 그곳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어요.”

“모두가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 주고 싶습니다. 매일 푸라 비다의 삶을 살아가면서요. 그리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가요 핀토입니다.”

음식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음식은 헤네시가 가진 또다른 열정이기도 합니다. 피지에서 보낸 수 개월간의 자가 격리 생활 동안 이 분야에 많은 시간을 보냈고, 영양학 공부와 함께 끊임없이 요리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서핑만 하는게 아닙니다. 요리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해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가 화합하는데 음식이 큰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이런 이유로 헤네시는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자신만의 레시피와 비법들을 공유하는 채널이요.

그리고 이 유튜브 채널은 또다른 열정을 위해서도 활용할 계획입니다. 환경 보호에 대한 열정.

“바다를 보호하고, 대자연을 존중하며 환경운동가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저에게 진짜 중요합니다. 당연히 제 플랫폼을 통해 하고 싶은 가장 큰 목표들 중 하나에요. 우리에게는 하나의 지구와 하나의 바다뿐입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만 해요.”

아직 젊지만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서퍼, 헤네시의 미래는 기회로 가득해 보입니다. 재능과 나이만 봐도 모두가 앞으로 서핑계의 거물이 될 것이라 여기니까요.

그러나, 지금의 헤네시가 대부분의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은 더 나은 서퍼가 되기 위한 준비, 내년의 서핑 시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준비입니다. 어쩌면 올림픽 메달에 대한 준비도 포함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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